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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화 보기보다 약한데?
눈물을 흘리는 도일을 바라보며 엽현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도일과 엽신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척 봐도 단순한 일이 아니란 것만은 확실했다.
특히나 도일의 행동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입으로 엽신을 배신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유인과 같은 편에 서 있다고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왜 지금은 자신을 돕고 있는 걸까?
왜 엽신을 위해 울고 있는 걸까?
엽현은 도일이 적인지 아군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결국 묻지는 않았다.
어차피 대답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때, 눈물을 닦아낸 도일이 웃으며 말했다.

“못 볼 꼴을 보여줬군. 그럼 가서 다시 수련을 시작하거라.”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청주에 좀 다녀와야겠어. 한 시진이면 되는데 괜찮을까?” “그 정도는 상관없겠지. 다녀오거라.” 엽현은 아명 등을 흘끔 쳐다본 뒤, 그대로 자리를 빠져나갔다.
엽현이 떠난 후, 도일은 아명 등을 향해 돌아섰다.
“주인의 이름으로 나머지를 다 불러 모아라.” 아명이 고개를 저었다.
“널 어떻게 믿지?” 오픈홀덤
도일에 대한 아명의 불신은 시종일관 매우 깊은 것이었다.
한 번 배신해 본 자가 두 번은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이러한 아명의 생각을 읽은 도일이 웃으며 말했다.
“너희도 똑똑히 봤잖아. 조금 전 이유인의 실력을.” 순간, 아명의 안색이 잿빛으로 변했다.
이유인이 이곳에 출몰했다는 것은 봉인이 매우 헐거워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봉인이 풀리면 세이프게임 자신들만으로 이유인을 막는 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때, 시간법칙이 입을 열었다.
“우리가 뭘 하면 되지?”
이 말에 도일이 미소를 지었다.
“이제야 말이 통하는군. 너희의 역할은 주인을 더 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시간법칙이 고개를 저었다.
“그 정도 시간은 없어.”
“그럼? 앉아서 세이프파워볼 죽을 날을 기다릴 건가?” “…….”
도일은 두 여인을 번갈아 보며 말을 이어갔다.
“내가 말한 대로 하는 게 모두를 위한 길이야. 그리고… 아까 말한 대로 윤회 그 계집이 허튼짓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도 너희의 역할이다.” 이 말을 끝으로 도일은 자리를 떠났다.
도일이 완전히 사라지자, 아명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 말을 파워볼사이트 믿어야 할까?”
“글쎄, 믿는 거 말고는 딱히 다른 방법도 없잖아?” 아명이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없군. 일단 다른 아이들을 찾고서 생각해 보자!” 말을 마친 아명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
뒤이어 시간법칙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모두가 떠나고 한참 뒤, 파워볼게임사이트 검은 회오리 앞을 지키고 있던 검기가 갑자기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엽현의 청성 방문은 그리 길지 않았다.
청성에서 돌아온 엽현은 다시 미친 듯이 기이한 세계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방심할 수 없었다.
이미 그 남자가 이유계로 가긴 했지만, 그의 성격으로 볼 때 이유인들을 몰살시킬 가능성은 현저히 낮았다.
그가 관심 있어 하는 건 오직 강자와의 대결뿐이니까.
결국, 그를 이유계로 보낸 것은 조금 더 시간을 벌기 위한 포석에 지나지 않았다.
도일의 지도 아래, 엽현은 조금씩 차원을 집어삼켜 갔다.
이 과정에는 고통이 뒤따랐지만, 참기 어려운 정도는 결코 아니었다.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은 흡수한 차원을 자신의 것으로 온전히 융합하는 일이었다.
차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엽현에게는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도일의 지도와 지난 번 읽은 고서가 도움이 되어 느리긴 했지만 조금씩 목표를 이뤄나갈 수 있었다.
시간은 화살처럼 흐르고, 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엽현의 영혼도 점점 육신을 회복해갔다. 하지만 모양이 다소 기이했다.
그렇게 다시 두 달이 지났을 때, 차원의 공간은 모두 사라지고 황무지로 변한 상태였다. 이때 엽현은 육신을 완전히 회복했다.
하지만 육신의 모습이 평범함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마치 수정으로 빚은 것처럼 반투명했던 것이다.
엽현이 황당해하자 도일이 웃으며 말했다.
“차원육신… 이로써 네 몸은 차원육신이 됐다.” “그런데 모양이 좀…….”
“아, 원한다면 평범한 모습으로 바꿀 수도 있다.” 엽현이 마음을 먹은 순간, 정말로 육신이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바로 이때, 도일이 갑자기 달려들면서 엽현의 명치에 주먹을 박아 넣었다.
쾅-!

통렬한 일격과 함께 주변의 공간이 물결이 되어 크게 일렁였다.
하지만 엽현은 멀쩡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이에 놀란 건 엽현 자신이었다.
“이, 이게 도대체…….”
“후후, 이제 너는 더 이상 우주법칙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네 육신은 이 우주에서 가장 단단한 것으로 우주법칙이라도 쉽게 타격을 입힐 수 없다.” “그렇게나 대단하다고?”
고개를 끄덕인 도일이 엽현의 몸을 툭툭 건드리며 대답했다.
“이 육신은 이곳의 차원을 농축해 만든 것이다. 육신 자체에 공간, 물질 여기에 시간까지 포함돼 있다. 물론, 아직 익숙하지 않은 시간의 힘은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찌, 이번 기회에 배워 볼 생각이 있느냐?” 엽현이 맹렬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도일이 다소 음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좀 고통스러울 텐데?”
“고통? 뭘 새삼스럽게. 얼마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해!” 엽현이 동의하자 도일은 주저하지 않고 엽현의 미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쾅-!
순간, 엽현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가 다시 나타난 곳은 사방에 광점이 존재하는 기이한 공간이었다.
이때, 도일의 음성이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이곳은 시간의 차원, 득 시차원(时次元)이다. 이유인이 살아가는 곳과 같은 종류의 세계지. 우선 뒤를 돌아보거라.” 엽현이 고개를 돌렸다.
순간, 그의 시야에 또 다른 도일과 또 다른 자기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두 사람은 무언가 대화를 나누는가 싶더니, 도일이 갑자기 주먹으로 ‘엽현’의 명치를 가격했다.
이 장면을 본 엽현은 황당했다.
이건 분명 조금 전 벌어졌던 일이 아닌가!
“이유인의 세계에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실재하는 동시에 가변적이다.” “가변적이라니? 그럼 과거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건가?” “그래! 이제 좀 이유인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감이 오나?” 엽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을 바꾼다는 것은 실로 매우 두려운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예를 들어, 현재의 적을 이기지 못할 것 같으면 과거에 적이 약했던 시절로 돌아가 죽일 수도 있다는 것 아닌가!
엽현은 상상만으로도 머리카락이 삐쭉삐쭉 솟는 느낌이 들었다.
진정한 무적이란 어쩌면 이런 게 아닐까?
“이유인들이 다른 종족에 앞서는 것은 바로 이 시간을 조종해 미래나 과거로 갈 수 있는 능력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도 무적인 것은 아니다. 이유인을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그들이 존재하는 시간계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거다. 시간이 사라지면 과거도 미래도 사라지는 것이니까.
하지만 시간을 제거하는 것은 역사상 오직 네 명의 무인만이 가능했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그 네 사람은 바로 주인, 네 부친과 동생 그리고 네가 형님이라 부르는 검수다.” “이유인 중에도 시간을 제거할 수 있는 강자가 있나?” 도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이유인 중에서도 최강자로 손꼽히는 몇몇 인물만이 시간을 삭제할 수 있다.” 시간 삭제!
엽현의 표정은 조금 전보다 한층 어두워졌다.
“그럼 두 번째 방법은 뭐지?” “두 번째로 이유인들을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그들의 시간을 쫓는 거다. 시간이동은 연속해서 사용할 수 없다. 즉, 한 번 시간이동을 했으면 일정 시간 동안은 다시 시간이동을 시전할 수 없다는 거지. 바로 이 점을 이용하는 거다. 예를 들어, 상대가 과거로 이동했다면 너도 이에 맞춰 과거로 이동하는 거다. 그런 다음, 다음 시간이동 시간이 오기 전에 상대를 제거하면 그걸로 끝이다.” “그럼 미래는? 미래도 과거와 같은 방식인가?” 도일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무리 이유인이라해도 미래로 이동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어째서?”
엽현의 질문에 도일이 설명했다.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그건 바로 미래는 대체로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어떤 행위에 대한 결과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미래를 단정할 수 없으니, 아무리 이유인이라 할지라도 섣불리 시간이동을 하지 못하는 거다. 게다가 미래로의 시간이동은 현재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은 이유인들조차 두려워하는 것이지. 미래로의 시간이동은 한마디로 말해 계륵이라 할 수 있다.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통제할 수도 함부로 드나들 수도 없기 때문이지. 바꿔 말하면 이 부분이 그들의 한계이자 약점인 셈이다.” “이유인이라도 미래를 뒤집을 수는 없다는 뜻인가?” 이에 도일이 웃으며 대답했다.
“뭔가 잘못 이해한 것 같구나. 다시 한번 말하자면, 이유인이 미래로 가서 무언가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일정 조건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재에서는 너를 죽일 수가 없어서 미래로 이동한다 치자. 미래에서는 내가 너보다 강할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왜? 지금이나 그때나 실력의 차이는 크게 변함이 없을 테니까. 마치 내가 아무리 먼 미래로 간다 하더라도 네 동생 청아를 이기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지.” “질문! 만약 이유인이 청아를 죽이기 위해 과거로 이동한다면? 그때는 청아가 아직 약할 때니까 그들에게도 승산이 있는 것 아닌가?” “꽤나 날카로운 질문이다. 하나, 역시 한 가지를 빼놓고 생각했구나. 과거로 돌아가 그녀를 죽이기 위해선, 그녀의 시차원으로 진입해야 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든 그녀의 능력으로 시공을 말살하는 것은 손쉬운 일이다. 즉, 그녀를 죽이러 과거로 가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인 셈이지. 그녀를 죽이기 위해서는 오직 한 가지 방법뿐이다. 그건 바로 현재의 실력으로 찍어 누르는 것이지. 그것 외에 다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도 불가능한데 미래는 두말할 것도 없지. 왜냐하면 미래의 그녀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져 있을 테니까.” 도일의 말을 곱씹은 엽현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유인도 결국 무적은 아닌 셈이군!” “네 동생 정도의 강자에게는 확실히 그렇지. 하지만 시간을 제거할 수 없는 다른 무인들에게는 사신이나 다름없다. 솔직히 말해 지금의 너는 이유인이 굳이 시간을 조종할 필요도 느끼지 못할 테지만.” “…….”
이때, 엽현 주변의 공간이 다시 원래 모습을 회복했다.
이와 함께 도일이 장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부터는 시간을 통제하는 법을 익힌다!”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도일은 즉시 엽현을 데리고 자리에서 사라졌다.
어느 이름 모를 성역.
운백색 장포를 입은 남자가 천천히 전진하고 있다.
이때, 남자 앞쪽의 공간에 잔물결이 일더니 허영 하나가 나타났다.
남자를 마주한 허영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인간인가?”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등한 벌레가 어딜…….”
이때, 남자가 허영을 향해 가볍게 검을 휘둘렀다.
쉭-!
허영이 채 반응하기도 전, 남자의 검이 허영의 육신을 관통했다.
하지만 허영의 표정은 여유만만했다.
“흥! 고작 이 정도로 노부를 죽이겠다고? 우리 이유인들은 시차원에 존재하…….” 이 순간, 허영의 음성이 갑자기 미친 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시간을 베는 자였단 말인가…….” 이때, 검을 거둔 남자가 허영 앞으로 다가왔다.
이때 남자의 얼굴에는 의문이 가득 찬 상태였다.
“시간을 베는 건 아무나 다 하는 거 아닌가? 왜 별 것도 아닌 일에 호들갑이야?” “…….”
시간을 없애는 게 쉽다고?
순간, 허영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왜 그런 표정이지? 이쪽 세상에서는 어려운 일인가?” “…네가 보기에 쉬운 일인 것 같으냐?” “말했잖아. 별거 아닌 일이라고.” “…….”
이때, 남자의 눈에 실망의 기색이 떠올랐다.
“재밌을 거라 해서 왔는데… 너희 보기보다 약한 거 아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