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게임
“1037화 저거 엄청 맛있어 “”윤회정과 분묘를 찾고 있었소.””
“”윤회정? 분묘?””
“”그렇소.””
“”흠… 그럼 내가 분묘에 데려가 주마.””
말을 마친 아목이 먼저 앞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엽현이 빠르게 그녀의 곁에 따라붙었다.
“”아목 소저, 분묘는 위험한 곳이오?””
“”너 혼자 간다면 그렇다.””
“”도대체 어떤 곳이오?””
“”분묘란 죽음을 의미하고, 죽음은 곧 윤회를 뜻하지.””
“”그게 무슨…””
엽현은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아목이 걸음을 빨리하자 말없이 그녀를 쫓을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어느 숲속에 들어섰다. 숲의 한 가운데에는 거대한 봉분이 있었다. 이 봉분 사방으로는 붉은 부적이 깔려 있고, 그 정면에는 이름 모를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아목 소저…””

“”가까이 가자.”” 실시간파워볼
“”혹시 위험하거나 그러진 않겠지 말이오?””
“”위험하다.””
“”…….”” 파워볼게임
“”뭘 꾸물거리는 게냐? 가자니까?””
“”아니, 위험하고 하지 않았소? 그냥 이렇게 가도 괜찮은 거요?””
“”아무 일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엽현은 속으로 매우 불안했지만, 어쩔 수 없이 봉분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가 묘비 앞에 도착한 이때, 갑자기 한 줄기 강대한 기운이 그를 덮쳐왔다.
이에 미간을 찌푸리며 재빨리 검을 뽑아 드는 엽현.
쉭-!
쾅-! 엔트리파워볼
그가 휘두른 검에 날아오던 기운이 흩어졌다. 하지만 이때, 어느새 나타난 그림자 하나가 엽현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가 반응하지 못하는 사이, 상대의 주먹이 가슴을 강타했다.
순식간에 엽현은 무려 수백 장 뒤로 날아가 버렸다.
그가 멈춰 섰을 때, 착용하고 있던 촉룡갑은 박살 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단단한 육신에도 균열이 일어난 상태였다.
엽현이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봉분 입구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한 중년인이 보였다.
바로 이때, 중년인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에 엽현이 황급히 수미순을 꺼내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쾅-! EOS파워볼
중년인의 주먹이 떨어지자, 엽현이 재차 뒤로 튕겨 날아갔다.
순간, 수미순이 여러 조각으로 박살 나 허공에 흩어졌다.
엽현은 머릿속이 순간 새하얘졌다.

수미순이 박살 나다니!
엽현은 곧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다. 정면에 보이는 중년인은 검은 장포를 걸친 모습이었는데, 장포 위에는 두 마리 흑룡이 수놓아져 있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남자의 머리 위로 솟아 있는 검은 뿔이었다.
중년인은 엽현은 무시한 채 아목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때 엽현은 그의 눈에서 잠시나마 두려움의 기색을 엿볼 수 있었다.
이때 아목에 엽현에게로 다가와 어깨를 툭툭 다독여 주었다.
“”괜찮으냐?”” 로투스바카라
“”아목 소저, 저자… 매우 강하오.””
“”천족의 천룡이니 그럴 수밖에.””
“”천족? 천룡?””
엽현이 눈을 크게 뜨고 묻자 아목이 고개를 끄덕였다.
용이었다니!
어쩐지 무식하게 강하다 했다!
“”아목 소저, 혹시 저자를 이길 수 있소?””
이에 아목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나는 싸울 줄 모른다.””
“”싸울 줄 모르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엽현이 황당하다는 듯 쳐다보자 아목이 큰 눈을 깜빡였다.
“”원래 대제사장은 싸우는 게 아니다. 몰랐느냐?””
엽현은 다소 황당하긴 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아목의 말은 사실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무공을 모르면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는지는 매우 의문이었다.
바로 이때, 대화를 듣고 있던 중년인이 이 의혹을 해소해 주었다.
“”대제사장은 무족의 고귀한 존재, 애초에 무공을 익히지 않는다. 다만 그녀의 말 한마디면 무족의 모든 무인들은 불구덩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뛰어들게 되어 있지.””
엽현이 중년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중년인이 천천히 아목을 향해 다가왔다.
이를 본 아목이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엽현의 뒤로 몸을 숨겼다.
“”아목 소저, 대제사장이라 하지 않았소? 그대의 사람을 부르면 될 일 아니오?””
엽현이 입을 삐죽이며 묻자 아목이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 없다. 그들은 아직 잠들어 있지 않느냐?””
“”하지만 저 남자의 실력이 만만치 않소. 어쩌면 내가 질 수도 있단 말이오.””
이에 아목이 다소 주저하며 말했다.
“”그럼 조금 전의 그 여인더러 도와달라고 하면 안 되는 것이냐?””
천녀?
엽현 역시 마음 같아선 천녀를 부르고 싶었다. 하지만 문제는 엽현 자신이 필요할 때 천녀와 연락을 취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때 갑자기 아목이 중년인을 향해 소리쳤다.
“”내 곁의 이 남자는 보통 신분이 아니다. 만약 이 자를 헤친다면 너희 천족은 멸망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 말에 중년인이 다시 엽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엽현을 위아래로 훑어본 중년인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피었다.
“”웃기는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중년인이 일 권을 방출했다.
쾅-!
순간 권인을 통해 강대한 기운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이때 권인을 앞에 둔 엽현은 순간 호흡이 곤란함을 느꼈다.
강대한 육신의 힘!
이에 엽현은 재빨리 부서진 수미순과 촉룡갑을 집어넣고, 대신 몸 밖으로 사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칠흑같이 어두운 사기가 엽현의 몸을 순식간에 휘감는 순간, 상대의 권인이 그의 눈앞에 도착했다. 이때 엽현의 선택은 피하는 것이 아닌 똑같은 주먹으로 맞서는 것이었다.
쾅-!
폭음과 함께 엽현이 십여 장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하지만 조금 전과는 달리 그의 몸에는 어떤 상처도 가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불사지체!
엽현이 멀쩡한 모습을 보자 중년인도 다소 놀란 눈치였다.
“”네 놈의 그 몸뚱이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 엽현이 신형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올랐다. 이때 그의 손에는 어느새 천주검이 쥐어져 있었다.
쉭-!
한 줄기 검광이 번뜩이는 순간, 중년인이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주먹을 내질렀다.
콰쾅-!
검광이 사방으로 튀는 가운데 엽현이 뒤로 튕기듯 날아갔다. 몇 장 뒤에 착지한 엽현은 자신의 검과 팔이 마구 떨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대의 육신은 적어도 자신의 불후지체보다는 강한 수준이었다.
“”제길, 설마 불멸금신이라도 된단 말인가?””
이때 구층 존재의 음성이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불멸금신은 아니다. 다만 천룡족의 특성상 선천적으로 강한 육신을 가진 것뿐이다. 고로, 같은 불후지체라 할지라도 인간과 비교해 몇 배 이상 강한 것이지. 애당초 인간과 용족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그럼 어떻게 상대해야 하오?] [나의 조언은 꽁지 빠져라 도망치는 것이다.] [도망? 나 엽현이 언제 도망친 적이 있었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엽현은 이미 엉덩이를 쭉 빼고 있는 상태였다.
이때, 그의 뒤에 있던 아목이 돌연 엽현의 팔뚝을 꽉 붙들었다.
“”혹시 도망치려는 거야? 그러면 나도 데려가!””
“”…….””
이때 정면의 중년인이 웃음을 터트렸다.
“”도망? 인간 주제에 천룡 앞에서 도망칠 생각하다니, 가소롭구나!””
말을 마친 순간, 중년인이 갑자기 엽현을 향해 포효했다.
쾅-!
순간, 한 줄기 용음(龍吟)이 마치 날카로운 창처럼 공간을 꿰뚫으며 날아들었다.
이를 본 엽현은 피하는 대신 높이 뛰어올라 거칠게 검을 내리쳤다.
쉭-!
용음을 향해 날아가는 한 줄기 검광.
쾅-!
천둥이 치는 소리와 함께 용음과 검광이 사라졌다. 하지만 어느새 접근한 중년인이 엽현의 목젖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쾅-!
급소를 가격당한 엽현은 순식간에 수십 장 밖으로 날아갔다.
그가 채 자세를 잡기도 전, 중년인의 주먹이 이번에는 엽현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머리를 내어 줄 순 없었던 엽현은 가볍게 몸을 비틀어 주먹을 피하는 한편, 상대의 복부의 검을 박아 넣었다.
깡-!
순간 엽현은 단단한 고철에 검을 휘두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바로 이때, 중년인의 주먹이 다시 머리를 향해 날아들었다.
동시에 엽현의 검이 이번엔 상대의 목으로 향했다.
퍽-!
푹-!
둔탁하고 날카로운 두 개의 소리와 함께 엽현이 수십 장 뒤로 밀려났다. 마찬가지로 십여 장 뒤로 뒷걸음질 친 중년인.
자리에 멈춰 선 엽현은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뺨에 희미한 권인이 새겨져 있을 뿐, 부러지거나 혹은 통증이 있진 않았다.
물론 이 덕분에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사기는 상당히 줄어든 상태였다.
아무리 불사지체라도 이렇게 계속 공격을 허용하다간 완전히 사라질 것이 분명했다.
한편 중년인의 복부와 목 주위에도 검이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 다만 피부 깊숙이 찔린 것은 아닌지라 상처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고개를 들어 엽현을 바라보는 중년인.
“”네 몸에 두른 기운이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두고 보겠다!””
말을 마침과 동시에 중년인의 신형이 날아올랐다.
쾅-!
그가 주먹을 내지르자 엽현 주변의 공간이 크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이를 본 엽현이 눈을 가늘게 뜬 채로 허공으로 솟구쳤다.
뒤이어 중년인을 향해 날아가는 한 줄기 검광!
쾅-!
순간 검광이 흩어지면서 엽현 역시 다시 지면으로 떨어졌다.
바로 이때, 어느새 엽현 앞에 나타난 중년인이 통렬한 일격을 내질렀다.
쿵-!
복부를 정통으로 가격당한 엽현이 재차 수십 장 밖으로 튕겨 나갔다. 중년인의 공격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이때 엽현이 빠르게 달려드는 중년인을 향해 일직선으로 검을 찔러 넣었다.
이에 중년인은 당황하지 않고 양손 손바닥을 마주쳐 검신을 잡아냈다. 이 순간, 검에서 손을 놓은 엽현이 단단한 이마 부위로 상대의 안면을 들이받았다.
퍽-!
얼굴을 부여잡으며 뒷걸음질 치는 중년인.
이때 기회를 잡은 엽현이 중년인의 목을 향해 깊숙이 검을 찔러 넣었다.
푹-!
검 끝이 단단한 피부에 가로막혀 손가락 한 마디도 채 들어가지 못했다.
바로 이때, 중년인이 주먹이 빠르게 날아들었다.
쾅-!
안면을 얻어맞고 뒤로 밀려나는 엽현.
여전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엽현의 안색은 점점 어둡게 변해갔다. 그가 중년인을 상대로 버틸 수 있는 까닭은 사인경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격을 허용할 때마다 사인경의 근간이 되는 사기가 급감하고 있었다.
최대로 버틸 수 있는 것은 대략 일 분 정도에 불과했다.
그때가 오면 더 이상 중년인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으리라.
엽현 앞에 놓인 선택지는 두 가지.
도망치거나, 아니면 빠르게 승부를 보거나!
엽현은 중년인의 상태를 살폈다. 자꾸 목 주변을 만지는 것으로 보아 타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 듯했다. 제아무리 용의 피부라 할지라도 천주검을 상대로 무적일 순 없던 것이다.
엽현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도망칠까?
엽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 도망치고 싶진 않았다.
결심이 선 이때, 엽현이 두 눈을 번쩍 떴다.
쾅-!
순간 엽현의 혈맥 안에 잠들어 있던 기운이 폭발적으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청명하던 하늘이 붉게 물들어갔다.
이 모습을 보자 아목의 표정에 이채로움이 스치고 지나갔다.
“”이렇게 강한 혈맥지력은 처음이군!””
엽현의 정면, 중년인의 눈빛 역시 가늘어졌다.
“”혈맥지력…….””
이 순간, 엽현이 붉게 변한 천주검을 들고 날아올랐다.
쉭-!
장내를 가로지르는 핏빛 검광.
검광이 지나간 공간이 자로 댄 듯 반듯하게 잘려 나갔다.
이때 중년인이 일 권을 방출했다.
정면대결!
주먹과 검이 닿은 순간, 엽현은 이전처럼 튕겨 나가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검 끝이 중년인의 단단한 주먹을 손가락 두 마디 가량 뚫고 들어갔다.
이에 중년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다른 쪽 주먹을 휘둘렀다. 이때, 재빨리 검을 회수한 엽현이 양손으로 검을 잡고 횡으로 휘둘렀다.
쾅-!
검광이 번쩍인 순간, 중년인이 크게 휘청이며 뒤로 밀려났다. 그의 오른쪽 주먹은 이미 크게 갈라져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중년인이 엽현을 향해 고개를 드는 순간, 또다시 날카로운 검광이 날아들었다. 이에 중년인은 양팔을 들어 방어 자세를 취했다.
쾅-!
또다시 밀려나는 중년인.
엽현의 공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콰콰콰쾅…… 엽현의 엄청난 공세 속에 무쇠처럼 단단하던 그의 육신에도 하나둘 상처가 쌓여 갔다.
이렇게 일각 여가 흘렀을 때, 중년인이 돌연 용음을 터트리며 하늘로 훌쩍 뛰어올랐다.
엽현이 정면으로 날아오는 용음을 가볍게 쳐낸 이때, 중년인의 모습이 희미해지더니, 일순간 수백 장 길이의 거대한 용으로 변했다.
천룡(天龍)!
바로 이때, 한쪽에서 구경하고 있던 아목이 거룡을 가리키며 흥분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저거 빨리 죽여! 피랑 살이랑 뜯어 먹으면 엄청 맛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