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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화 천녀를 만나러 왔다 말을 마친 엽현이 황금거룡의 등을 가볍게 밟았다.
그러자 거룡이 한 줄기 금광으로 변해 순식간에 사라졌다.
한편, 북경의 병사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이 엽현에게 반항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엽현의 실력은 그들 중 누구보다도 더 강했을 뿐 아니라, 그의 뒤에는 마치 신과도 같은 소복의 여인이 버티고 있지 않은가!
천녀가 북경왕을 죽이는 장면을 직접 본 북경의 병사들은 엽현에게 반항하고자 하는 마음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게다가 엽현도 썩 인자한 인물은 아닌 것 같았으니.
대략 반 시진 후, 엽현 일행은 마침내 북경성에 도착했다. 아니, 성이 있던 자리는 이미 폐허나 다름없었다.
흉수가 누구인지는 다들 알고 있었다.
천녀.
천녀의 작품을 한 바퀴 둘러본 후, 엽현이 근처에 있던 북경 병사에게 물었다.
“이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성이 어딘가?” 이에 병사가 성 바깥쪽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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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로 로투스바카라 천 리쯤 가다 보면 천강성(天江城)이 나옵니다. 비록 북경성처럼 크진 않지만, 결코 작은 규모는 아닙니다.”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군, 천강성으로 간다!” 엽현은 이번에는 천기종 종주를 향해 말했다.
“정보가 필요하오. 사람을 풀어 현황대세계의 정보를 알아 오게 하시오.” “명을 받들겠습니다.” 천기종 종주가 가볍게 예를 차리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선아, 너는 다시 한번 병사들에게 이르도록 하거라. 누구든지 이 북경에서 의미 없는 살인이나 강도질을 하는 자는 예외 없이 극형에 처하겠다고.” “그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상관선아가 대답하자, 엽현이 진중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북경 지역을 거점 로투스홀짝 삼으려는 엽현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무인들이 함부로 설치는 것이었다.
무인이라면 대부분 어느 정도 탐욕이 있기 마련이다. 혼돈우주보다 훨씬 더 부유한 곳에 도착한 무인들을 통제하는 것은 앞으로 엽현에게 있어 큰 도전이 될 것이 분명했다.
반 시진 후, 엽현 일행은 천강성 인근에 도달했다. 천강성은 용처럼 휘어져 굽이치는 강변에 자리하고 있었다. 성의 뒤편으로는 산맥이 자리하고 있어 천혜의 요새라 할 수 있었다.
이때 천강성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엽현은 성 안쪽에서 강자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오픈홀덤 기운은 고작해야 도경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날, 북경의 봉제경과 신경 강자들이 천녀에 의해 씨가 마른 탓이었다.
엽현은 홀로 천강성 성문 앞으로 이동했다. 성벽에는 몇몇 북경 병사들이 창을 들고 서 있었다.
성문 앞에 선 세이프게임 엽현은 주저 없이 검을 뽑아 들었다.
서걱-!
단 한 번의 칼질로 성문이 무너져 내렸다.
이때 무너진 성문 뒤로 열두어 살쯤 돼 보이는 여자아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의 용모는 북경왕의 그것과 매우 흡사했다. 그리고 그 뒤로 수백 명의 병사들이 언제든 돌격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이때, 엽현의 곁으로 북경 출신의 병사 하나가 다가왔다.
“신주, 북경왕의 외동딸입니다.” 북경왕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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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현의 시선이 세이프파워볼 다시 소녀에게로 향했다.
“날 죽이고 싶으냐?” “…네가 아버지를 죽였어.” “죽이지 않았으면 내가 죽었을 것이다.” 소녀는 엽현을 마주하면서 일말의 두려움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널 죽이지 못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 소녀의 말에 엽현이 웃으며 대꾸했다.
“그런데 왜 도망치지 않았지?” “난 도망치지 않아!” 엽현은 소녀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 앞에 멈춰선 엽현이 검 끝으로 소녀의 미간을 겨냥했다. 소녀는 무서워하기는커녕 차가운 눈으로 엽현을 노려볼 뿐이었다.
한편, 소녀가 위협을 당하는 것을 보자 엽현에게 투항했던 북경 출신 병사들 사이에서 조그마한 소요가 일었다.
북경 지역에서 북경왕의 인심은 꽤나 훌륭한 듯했다.
이때, 엽현이 돌연 검을 거두고는 웃으며 말했다.
“널 죽이진 않겠다. 너의 부친과 나 사이의 일은 남자들만의 사정이 있었으니까. 물론 내가 패했더라면 그는 내 주변의 사람들을 몰살시켰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를 살려두는 이유를 알고 있느냐?” 소녀가 대답이 없자 엽현이 가볍게 웃었다.
“남자끼리의 일에 부녀자는 연루되어선 안 된다는 내 철학 때문이다.” 말을 마친 엽현은 소녀를 지나쳐 천강성 안으로 향했다.
이 모습을 보자 상관선아와 강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엽현이 인망이 두터운 북경왕의 딸을 죽인다면, 북경 출신 병사들 사이에서 반감, 더 나아가 배신의 싹이 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엽현은 이미 그들에게 북경의 사람들을 함부로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어린 소녀도 가차 없이 죽이는 마당에 그들의 가족이라고 살려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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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행히도 엽현은 소녀를 죽이지 않았고, 이로써 북경 무인들은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이때, 말없이 자리에 서 있던 소녀 곁으로 노인 하나가 다가왔다.
“아진 전하, 가셔야 합니다.” “저자는 얼마나 강하지?” “전하… 우리 북경에는 이미 저자를 막을만한 자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아진은 고개를 돌려 한동안 엽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마침내 노인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신국의 무인들을 지나칠 때, 북경 출신 무인들이 예를 차렸지만, 그녀는 결코 예를 차리지 않았다.
“제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멀리서 아진을 바라보던 상관선아의 말에 강구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소.” “북경 무인들에 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입니다. 훗날 화가 될까 염려스럽습니다.” “살려두는 편이 좋소. 그편이 북경 사람들에게 우리가 폭력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유리할 것이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심이란 것을 잊지 마시오. 물론 그대가 걱정하는 바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강구가 엽현이 사라져 간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엽현에게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한, 그녀는 영원히 어떤 흉계도 꾸밀 수 없을 것이오.” 그 말에 상관선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갑시다. 할 일이 산더미요.” 곧, 두 여인은 혼돈우주의 무인들과 함께 성 안으로 진입했다.
천강성 안에 들어온 엽현은 주위를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곳의 건축양식은 혼돈우주의 그것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과연 현황대세계는 혼돈우주에 비해 크게 발달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이때, 엽현이 걸음을 멈추고 우측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하얀 장포를 입은 노인 하나가 자신을 향해 서 있었다.
순간 엽현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노인이 다가올 때까지 전혀 기척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엽현은 말없이 천천히 검을 뽑아 들었다.
호의적이지 않은 눈빛!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이때 백의노인이 엽현을 향해 말했다.
“네 배후에 있는 여인을 만나게 해 다오.” “…….” 천녀를 만나고 싶다고?
엽현은 여기까지 오면서 왜 아무도 자신들을 막지 않았는지 깨달았다.
현황대세계는 분명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북경왕을 제거한 천녀를 말이다.
그리고 눈앞에 노인이 천녀를 만나고자 하는 이유는 그녀의 역량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고자 함이 분명했다.
엽현이 웃으며 말했다.
“사부께서는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계셔서 이리로 오긴 힘드오. 정 원하거든 그대가 직접 찾아뵐 순 있을 것이오. 참, 만약 그분을 뵙게 된다면 최대한 공손하게 처신해야 할 것이오. 그녀가 일검에 북경왕을 죽인 일은 그대도 익히 듣지 않았소?” “…지금 나를 위협하는 것이냐?” “하하하! 위협이라니,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혹시나 해서 귀띔해 준 것뿐이오.” 이때 엽현이 돌연 계옥탑을 꺼내 들었다.
백의 노인의 시선이 계옥탑으로 향하자 엽현이 웃으며 말했다.
“그대들이 원하는 오유계의 보물이오. 가져가 보시겠소?” “…….” 순간 노인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네가… 사부 하나를 믿고 이리 방자하게 구는 것이냐?” “그야 당연한 것 아니겠소? 정 내 행동이 못마땅하다면 사부께 가서 따져 보든가. 참, 특별히 알려주자면, 나의 사부는 성격이 그리 좋진 않소.” 말을 마친 엽현이 노인을 스쳐 지나갔다.
이때, 노인이 엽현의 등을 향해 소리쳤다.
“엽현, 네가 있는 이곳은 현황대세계의 영역이다. 경고하건대, 얌전히 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얌전히 굴 것 같으면 내 발로 찾아 왔겠소? 아무튼 조언은 고맙소! 하하하!” 백의 노인은 멀어져가는 엽현을 바라보며 표정을 구겼다.
그의 주먹엔 이미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지만, 결국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소복을 입은 여인.

엽현의 배후라는 이 여인에 대한 현황대세계의 관심은 지극히 높았지만, 어째서인지 아무리 뒤져봐도 그녀의 조그만 내력도 찾을 수 없었다.
그녀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반드시 엽현을 통해야 했다.
그리고 이 신비한 여인에 대해 파악하기 전에는 감히 엽현을 건드릴 수 없었다.
비록 천녀는 현황대세계에 나타난 적은 없지만, 이미 그들에게는 전설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북경왕을 단 일격에 살해한 여인.
현황대세계 내에서도 강자에 속하는 그를 단숨에 죽인 여인은 도대체 얼마나 강한 것일까?
한참을 제 자리에 서 있던 노인은 결국 걸음을 돌리고 말았다.
당장은 엽현을 건드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엽현은 천강성 성주부에 도달해 있었다. 성주부는 질서성의 그것에 비하면 웅장하기 그지없었다.
삼 층으로 이루어진 성주부는 그 높이만 무려 백 장에 달했으며, 입구 양쪽에는 수십 장 크기의 요수 조각상이 산처럼 서 있었다.
기백!
현황대세계의 기백을 느낀 엽현은 미소 지으며 성주부 안으로 진입했다.
내부는 예상대로 텅텅 비어 있었다.

바로 이때, 주위를 돌아보던 엽현이 돌연 소리쳤다.
“나와라!” 그러자 그의 정면으로 검은 그림자 하나가 홀연히 나타났다.
살수!?
“천문에서 보낸 것인가?” “그렇소!” “순순히 자백한 것은 칭찬해줄 만하나…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지 않으면 죽이겠다.” “엽 신주, 화내지 마시오. 내가 이번에 온 것은 그대와의 은원을 해결하기 위함이오.” “어떻게 해결한단 말인가?” 엽현이 웃으며 물었다.
“앞으로 더 이상 엽 신주를 노리지 않겠소.” “후후, 잘된 일이군. 그나저나 사람 하나 죽이는데 얼마 정도가 필요한가?” “미안하지만 그대의 의뢰는 받지 않소.” “어째서?” “…왜냐하면 그대의 적이 너무 많아, 자칫하면 우리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오.” “…….” “우리 천문도 마찬가지로 그대를 죽여 달라는 의뢰는 일절 받지 않을 것이오. 그럼 문주의 뜻을 전했으니, 우리의 은원은 청산된 것으로 알고 물러가겠소.” 말을 마친 그림자가 자리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홀로 남은 엽현은 생각에 잠겼다.
순간, 엽현은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천녀가 나타난 후로, 많은 세력들이 계옥탑을 노리는 것을 포기했던 것이다.
잠시 후, 엽현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두 손을 가지런히 무릎에 올렸다. 그가 눈을 감은지 얼마 되지 않아, 한 자루 검이 돌연 그의 복부에 박혔다.
검을 흡수하는 일은 이제 거의 매일 하는 그의 일과였다.
그에게는 하루라도 빨리 봉제경에 도달해야 할 이유가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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