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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화 욕심 부려볼 만 하잖아?
‘천화성?’ 엽현은 침을 한 번 삼키고 성문 안으로 들어갔다.
성 안은 몇몇 화령인들만 표류하고 있었다. 의외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조심스레 걸음을 옮긴 엽현은 곧 어느 궁전에 도착했다.
궁전 입구에는 두 명의 화령인들이 문을 지키고 서 있었다.
엽현은 망설이지 않고 곧장 그들을 지나쳐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
궁전 내부는 밖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광활했다.세이프파워볼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엽현은 멀지 않은 곳에 한 여인이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대략 열여섯에서 일곱 정도 되는 여인이었다. 화염을 땋아 만든 것만 같은 붉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양손을 나란히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소녀는 두 눈을 굳게 감고 있었다.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소녀는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버드나무 잎처럼 짙은 눈썹, 정교하게 조각된 것 같은 눈, 그리고 깎아지를 듯한 각도로 우뚝 솟아 있는 코까지.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또 있을까 싶은 아름다움.
엽현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섰다.
순간 화염처럼 붉은 그녀의 머릿결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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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사 층 주민…….” [도칙은 그녀의 몸 안에 있다.] 기다렸다는 듯 사 층 존재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몸 안… 이라고?” [그녀를 죽이고 도칙을 획득해라.] ‘죽여? 누구를!?’ 순간 엽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뭘 망설이는 건가?” 재촉하는 듯한 사 층 존재의 목소리가 들렸다.
엽현이 돌연 고개를 흔들었다.
“죽이지 않는다.” [왜!?]
“우리 사이엔 그 어떤 원한도 없는데 왜 죽인단 말인가?” [흥! 이제 와서 착한 사람 행세라도 하려는 것이냐?] “이건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 자를 죽이는 것은 천륜을 저버리는 일이다.” [하하하하! 약육강식! 이것이야말로 하늘이 정해 놓은 법칙이다!] “…네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어쨌든 나는 할 수 없다.” 엽현은 자신이 착한 사람이라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자신도 인간이기에 그어놓은 최소한의 선이라는 게 있었다.
이 선은 그 어떤 경우가 와도 결코 넘을 수 없는 것이다.
[도칙은 그녀의 몸에 있는데, 죽이지 않고서 어찌 도칙을 얻을 수 있느냐! 도칙이 없으면 무엇으로 너를 강하게 할 것이며, 네 사부의 육신은 어떻게 만들어 줄 것이냐!] 그 말에 엽현은 잠시 침묵했다.
눈앞의 여인을 죽이고 도칙을 얻는다면, 세 번째 도칙으로 검을 만들 수 있을뿐더러, 월기 사부의 육신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죄 없는 자를 죽이는 일은 그로서는 때려죽여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결국 엽현은 쓴웃음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파워볼사이트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내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러니 하지 않겠다.” 엽현이 뒤로 두어 발 물러났다.
바로 이때, 계옥탑에 꽂혀있던 세 자루 검 중, 가운데 검이 떨리는 동시에 검명 소리가 탑 안 가득 울려 퍼졌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엽현이 의아해하고 있을 때, 검에서 한 줄기 검광이 쏘아지더니 그대로 엽현의 몸속으로 날아 들어왔다.
검기는 순식간에 엽현의 전신으로 퍼져 나가고, 그와 동시에 엽현의 눈앞에 희뿌연 세상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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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변해버린 상황에 엽현은 당황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 높이 사람처럼 보이는 그림자가 자신을 등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의 어깨에는 어린아이로 보이는 존재가 머리를 기대고 앉아 있었다.
이때, 상대의 목소리가 천지에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아이야, 은혜는 은혜로, 원수는 원수로 갚아야 하느니라. 원수를 갚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려서는 안 된다. 허나 항상 초심을 지키고 본심(本心)을 배신하지 말아야 한다. 네가 나를 만나는 기연을 얻은 것도 네 본심을 지켰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이때, 말하던 이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 그러자 하늘로부터 한 줄기 검광이 벼락처럼 떨어져 엽현의 미간 사이로 들어왔다. 순간, 엽현의 머리에 어떤 정보가 홍수처럼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일 검은 내가 어린 시절 익힌 것으로 훗날 내가 조금 손을 보아 완성시킨 것이다. 기억하거라! 이 검기는 반드시 본심을 쫓아야만 한다. 만약 조금이라도 불순한 생각이 들어간다면 큰 재앙이 닥칠 것이다!” 이 말을 끝으로 희미한 그림자는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저, 어르신?” 엽현이 다급히 불러 보았지만, 그의 모습은 이미 완전히 사라지고 난 뒤였다.
이때, 엽현의 눈앞이 어지러워지더니 다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순간, 엽현은 자신의 머릿속에 이전에는 없던 검기가 들어온 것을 발견했다.
[쳇, 전생에 우주를 구했나. 어떻게 이다지도 억세게 운이 좋은 것이냐?] 사 층 존재가 비아냥거리듯 말했지만, 엽현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억세게 운이 좋은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 도칙을 원하지 않겠다는 것이냐?] 엽현이 살짝 웃으며 대답하려 할 때, 그의 앞에 있던 여인이 두 눈을 번쩍 떴다.파워볼게임사이트
이에 엽현이 소스라치듯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어, 언제부터 깨어 있던 거지?” [그녀는 처음부터 깨어있었다.] 이번에는 이 층 존재의 목소리였다.
“어이, 사 층 주민! 왜 처음부터 내게 말해주지 않았지?” 이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순간 엽현은 모든 것을 명확히 깨달았다.
사 층 존재는 처음부터 엽현을 도울 마음이 없었다. 대신, 눈앞의 여인의 손을 빌어 엽현을 죽이려 했던 것이다. 만약 엽현이 도칙을 얻기 위해 출수하려 했다면 위험에 빠지게 되는 쪽은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망할 놈! 사기꾼!’ 엽현은 재빨리 뒤로 물러나 여인과의 거리를 확보했다.
미동도 없이 그저 여인은 엽현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엽현은 그녀에게서 흘러나오는 무형의 압력에서 상대의 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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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으로는 도무지 이길 수 없는 그런 상대였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상대가 출수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이때, 평온한 눈으로 엽현을 바라보던 여인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왜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지?” ‘뭐라고!?’ 엽현은 마음속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설마 자신과 사 층 존재가 속으로 한 대화를 들었단 말인가? 그렇다면 혹시 계옥탑의 존재도 알고 있는 것일까?
순간 엽현의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 여인은 누구란 말인가?파워볼실시간
“대답은?” “…그대가 들었다시피, 원한이 없는 상대는 죽이지 않는 것뿐이오.” 여인은 더 이상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렇게 엽현을 바라볼 뿐.
엽현은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강렬한 시선 속에서 평정을 유지하려 노력해야만 했다.
“이 층 주민! 저 여자는 어떻게 우리 대화를 들을 수 있는 거야? 신이라도 되는 거야?” 잠시 침묵하던 이 층 존재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내 생각엔 그녀가 바로 도칙인듯 싶다.] ‘뭐라고? 이 여자가 도칙이라고!?’ 엽현은 순간 멍한 표정으로 눈앞의 여인을 바라보았다.
마찬가지로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여인은 엽현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 순간, 그녀의 아름다운 눈썹이 갈매기처럼 꺾여 올라갔다.
“무, 무슨 문제라도?” 엽현이 겨우 용기를 내 입을 열었다.
“이상하군… 비록 자질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탑을 품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데……. 천지의 대기운을 받은 자만이 탑의 선택을 받을 수 있거늘…….” 이때, 탑의 사 층에서 표독스러운 음성이 들려왔다.


[흥! 물론 탑이 놈을 선택했을 리가 없지! 놈은 그저 그 년의 힘에 빌어먹고 있을 뿐이다!] 순간 엽현의 얼굴이 검게 물들었다. 그녀가 말한 자신이 빌어먹는 대상은 천녀임이 분명했다.
이때, 엽현의 복부를 바라보던 여인의 표정에 잔물결이 일었다.
“원래대로라면 탑의 봉인은 이미 풀렸어야 했을 텐데, 누군가 억지로 억누르고 있군. 이것은… 역시 그녀인가?” [그 요망한 년 말고 또 누가 있겠는가?] 여인이 잠시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사 층의 존재가 다시 말을 걸어왔다.
[염가, 너는 천하의 지고(至高)한 도칙으로서 거의 만년 가까이 탑에 봉인되어 있었다. 지금 눈앞에 그 저주를 풀 기회가 찾아 왔는데 뭘 망설이는 것이냐?] “놈을 죽이고 탑을 빼앗으라고?” [물론이다! 이렇게 약한 놈에게 이 탑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놈을 죽이면 탑은 자연히 네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있는 엽현은 심장이 새카맣게 타들어 갔다.
‘저 쳐 죽여도 모자를 나쁜 년! 사 층!!’ “간자재(簡自在), 탑을 나오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 내가 이 자를 죽이면 봉인이 깨지고 너는 자유를 얻는다… 네가 노리는 게 이것인가?” ‘간자재?’ 보아하니 이것이 사 층 존재의 이름인 듯했다. 마땅히 간악독이라 부르는 게 더 어울려 보였다.
[모두에게 좋은 일인데 마다할 이유가 있나?] “그를 죽이면 너는 자유를 얻겠지만, 나는 그 책임을 져야 한다. 분명 마다할 이유가 있지.” [흥! 지체 높은 도칙께서 언제부터 이리도 겁이 많아지셨나? 조금 욕심부려 볼만도 하잖아?] 염가가 태연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만약 네가 저 자가 네 부추김에 넘어가 나를 죽이려 했다면 나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소년의 말마따나 왜 내가 아무 원한도 없는 사람을 죽여야 하는가?” “…….”
간자재는 처음부터 엽현이 먼저 출수하지 않는 한, 염가는 엽현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엽현은 계옥탑의 인정을 받은 자였다. 어떻게 보면 계옥탑 도칙들의 주인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실시간파워볼
물론 엽현이 너무 약한 까닭에 도칙들이 그에게 승복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지만, 어쨌든, 도칙이 스스로 나서 엽현을 죽이는 일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간자재는 엽현에게 염가를 죽이라고 부추겼던 것이다.
아무리 탑의 주인이라 하더라도 자신을 죽이려는 자를 염가가 가만둘 리 없으니 말이다.
허나 뜻밖에도 엽현은 눈앞의 크나큰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간자재의 계략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때부터 간자재의 음성은 더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염가가 눈을 들어 엽현을 바라보았다.
“나의 임무는 그녀를 봉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계옥탑에 큰 충격이 가해졌을 때 다른 도칙들과 함께 세상 밖으로 빠져나오게 되었지.” “…….”
“우선 지금은 탑에 돌아갈 수 없는 사정이 있다.” ‘돌아올 수 없다라… 무슨 이유일까?’ 엽현은 궁금했지만,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상관없어. 돌아오는 건 너희 자유니까.” 실제로 엽현은 한 번도 도칙을 자신의 소유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간자재, 보통 인물이 아니다. 다른 자들도 마찬가지지만 특별히 주의하도록 해라.” “그건 이미 예전부터 간파하고 있었지.” ‘나쁜 년! 쳐 죽일 년!’ 엽현은 간자재를 떠올리자 또다시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순간, 엽현은 궁금해졌다.
“근데 그녀는 어떻게 탑에 갇히게 된 거지?” “…….”
“왜, 말해줄 수 없는 건가?” “…그녀가 갇히게 된 이유는… 너무나 강하기 때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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